선물에 대한 기억

sTory Two 2007. 12. 31. 00:49

선물하는 것을 좋아한다.


연말이라 부모님께 뜻 깊은 것 선물 하나 해드리고 싶어서

해외여행 자금을 선물 해드리려 했더니

극구 사양하셔서 겨울옷 사드리는 것으로 대신했다.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

의미를 담긴 선물을 건네는 것이 좋다.


그것으로 인해 상대가 웃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래서 직접 건네는 것을 좋아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는

우편으로 보내는 경우도 있지만

역시 선물의 美라고 하면, 뜻 밖의 선물에 행복해하는

누군가의 환한 얼굴을 보는 것이라 생각한다.


.....


'00년 겨울, 호텔에서 서빙을 했던 시절,

몇 달 간 아르바이트를 하여 모은 돈으로 그 사람에게 코트를 선물 했을 때.


깜짝 놀라는 모습을 감추지 못하던

그 크고 검은 눈동자가 지금도 내 눈 앞에 선하다.


부끄러워하던 그 사람에게

내가 졸라서 그 자리에서 옷을 갈아입게 했었다.


함께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새 옷을 입어보기 위해

그동안 입고 있던 외투를 벗었던 순간,


내 눈 앞에 펼쳐진

그 균형진 곡선의 아름다움을

7년여가 흐른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기쁨과 부끄러움이 섞여 발그레해진 얼굴로

어울리냐고 물어보던 그녀.


그 때 내가 무슨 대답을 했었던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 순간의 나만큼

그 이후의 내가 진실로 행복했었던 적은 없었다.




그리고,

그 일이 있었던 몇 달 후.

난 내 안에 고여있던

푸르고 진한 눈물을 보았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아직 내 안에 남아있는

그 검푸른 눈물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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