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sTory Two 2010. 4. 25. 01:40


"선배, 왜 선배의 친구들은 예쁜 애들만 좋아하는데요!?"

"............."



거의 울면서 내지르는 말이었다.







10년 전에 들었던 이 한마디가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다.





그 아이가 '예쁘지 않은 후배'를 대표해서

'예쁜 아이만 편애하는 내 동기 녀석들'에게 내뱉은 그 말.


졸지에 피해자와 가해자의 사이에 서게된 난 상당히 당황했었다.

일단 머리 속이 굉장히 복잡했다.






"물론 선배.. 선배는 안그런데..

 안그런 선배한테 이런 말하는건 정말 미안한데.."




이 말을 듣고 생각했다.

'..이 아이는 단지 이 말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거구나..'










..학기 초 다른 후배들과 함께 과활동에 열심히 참여하고 어울리던 그 아이는

몇 달 후, 학부 활동을 멀리하고 동아리 활동에 열중했다.



착하고 똑똑한 아이었던 그 아이는 그런 내 동기들의 차별을

참을 수가 없었으리라.


그리고 오랫 동안 마음에 눌러둔 그 말을,

오랜만에 같은 자리에서 마주친 내게 내뱉었으리라.

'그 들'과 좀 다르긴 하지만, 결국 같은 학번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날 수 없었던 나에게.



나라는 사람도 상당히 눈치가 없고 괴팍하지만,

사람 상처 주지 않으려 노력하는데 잘 안되는 경우가 많고.



이를 떠나 모든 행동 자체가 이리저리 꽤나 무신경한 아이들이 있다.








..말이 살짝 다른 곳으로 흘렀는데

그 얼마 후였던가.


그 아이가 괜찮은 남자 아이와 함께 다니는걸 종종 본 적이 있다.


무신경한 사람들이 가득한 곳을 떠나서 그렇게

자신의 짝을 찾는 편이 낫다.


그 아이는 정말 현명했다.


내가 그런 기분 나쁜 차별을 당했더라도

그렇게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않았다면 참다가 병이라도 걸렸을거다.


그 아이는 정말 영리했다.


타인들에 의해 그 아이와 더 친해지지 못하고 멀어진건 아쉬운 일이지만

분명 어딘가에서 누구보다도 잘 살고 있을 것 같다.






주변인이 되어 바라보면

상당히 서글픈 일들이 많이 보이는 곳이 학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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