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확인'과 '지식검색'

sTory Two 2009. 1. 16. 22:50

메일의 수신확인이 안된다면 얼마나 불편할까.

근데 당연한거지만 원래 e메일엔 수신확인이란게 없었다.


바뀐 이름이 심히 어색했던(지금도 어색하지만) DAUM도(당시 한메일넷),

당시 아무도 안쓰던 네이버도(언제부터 네티즌들이 애용하기 시작했을까),

수신확인이란게 없었다. 보내고선 하염없이 기다릴뿐.


기억나는건 한메일에서 (뒤늦게던가,) 같은 한메일 이용자에게 보낸 메일만

수신확인이 가능해졌다는거. 원래 수신확인 비슷한 류도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근데 수신확인을 최초로 서비스한 곳이 있었으니

국내 업체인 오르지오 메일~!

POP3도 지원해서 아웃룩 익스프레스도 이용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성능에서 비교 불가.


당시 메일을 보내고 받은 이에게 수신 확인된 시간을 얘기하면

놀라는 사람들이 많았다. 당시에 수신확인 기능이 없던

말 그대로 답답~~~~한, 한메일을 쓰던 사람들에겐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으니.


그 시절의 내 추억의 메일들은

전부 오르지오 메일 속에 담겨있었다.

그래서 오르지오 메일의 운영이 점점 불안정해지고

결국 서비스를 중단했을 때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내 20대 초반의 기억들을 뒷받침하던

메일들이 모두 사라져버렸으니 속이 상한건 당연.



그래서 옮겨탄 것이 엠파스 메일.

메일이 그 시절처럼 트렌디하지 않은 시대라

그 시절만큼의 추억은 없지만,

네이버에 비해 참신한 검색 서비스와

활용성면에서나 기능적 측면에서나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던 메일 서비스가

(대용량 메일의 업ㆍ다운로드 속도와 전송 안정성이 한메일에 비해 훨씬 뛰어나다)

다음 달 말이 되면 모두 Nate로 넘어가버린다.


말 그대로 내 2번째 e메일 서비스도 다음 달이면 바이바이.


국내 지식검색의 원조 격인 사이트도 엠파스인 것으로 아는데

이 사실도 거의 묻혀져있다.(디비딕이란 서비스를 엠파스가 인수)


컨텐츠가 아무리 좋아도

나 같은 이가 그 컨텐츠를 믿고 쫓아가도,

마케팅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말짱 꽝이다.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대기업의 지원을 받아 광고를 펑펑 때리지 않으면

결국 오르지오나 엠파스처럼

끝이 좋지 않게 된다.

결국 자본력이 능력(기술)을 이겼다.


이런 몇 번의 사이트 폐쇄를 보면

결국 자본을 가진 자가 승리하게 결정된 채로 시작되는 게임인 것 같다.


나름 정든 엠파스가 사라지는 것도 아쉽고

정이 안가는 네이트에 발 붙이기도 싫다.

(파비콘만 봐도 한숨이..

그 작은 것만으로도 그 사이트 웹디자이너의 역량을 알 수 있다고 본다)




인터넷 세상이란 곳, 닷컴 열풍이 불던 시절만 해도

(내가 볼 때 가장 우스운 회사 이름 중 하나가 '웅진닷컴'이다. 그리고 KT&G)

기술만 있으면 그 기술로 세상을 바꾸고 큰 가치를 얻게 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 지금 보니 결국은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 같다.

그래서 속상하다.


기술이 있는 자가 성공하지 못하고 결국은 돈으로 돈을 얻는 세상~!


당연한 시장 경쟁 체제의 현실에 너무 감상적인 것 아니냐..라고 말하는 이들도 많겠지만

선택하는 것마다 무너져가는 걸 보고 있으면 속상할 수 밖에 없다.




왜 더 쓰기 좋은게 사라져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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