追憶 紛失

sTory Two 2008. 9. 23. 12:04
추억 분실






한참을 찾았다.

보이지 않는다.



분명!

어딘가...에 둔 것 같은데 없다.




항상 이렇지는 않다.

소중한 것일수록 그렇다.




나라는 사람은

중요한 물건일수록,

소중한 추억일수록,

깊고 견고하게 숨겨둔다.


아무도 못 찾도록.

적어도 쉽게 사라지지는 않게 하려고.


그래서 결국엔 찾고 싶을 때 찾을 수가 없다.



방금 내가 찾던 물건이 그렇고

스무살 초반부터 이십대 중반을 지나면서

살아온 세월 동안의 내 추억들이 그렇다.



찾을 수가 없다. 어딘가에 있긴 있을텐데

분명히 있었는데 찾으니 그 존재마저도

의심스러울 정도로 보이지 않는다.



그 종이 한 장과 내 추억들이

없다.




예전 수 년만에 발견한 이름 하나에

온 몸이 짠..해져오는 것을 느낀 적이 있다.


그 사람의 웃는 얼굴이 담긴 사진을 보며

내 어린 시절, 그 사람이 분명 존재했었고

동시에 내가 존재했었으며

지금도 그 사람이 존재하고 있고,

그 사람의 현존을 인지하고 있는

지금의 나도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했었다.



내 지난 과거와 추억을

지난 사람에게서 찾았다.



방금 전까지 내가 했던 일도 마찬가지다.

타인이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종이 한 장을 통해 증거를 찾고

그로 인해 내 지난 추억이 존재했던 순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기분 좋게 잠들고 싶었던 것이다.



근데 찾아도 없다.

내 지난 시절 추억의 끈이 보이지 않는다.




존재하긴 했었던 것일까





그 종이 한 장.

내 지난 날의 추억.






난 타인에게서 내 지난 날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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