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bye, My Complex

sTory Two 2007. 5. 3. 23:41

내게는 컴플렉스가 하나 있었다.


지긋지긋하게 나를 괴롭히던

그 컴플렉스는 다름 아닌

"자상함"




자상하다, 친절하다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 거의  패닉 상태가 되었었다.



나는 내 방식대로 살았을 뿐인데

자상한 사람, 친절한 남자로 규정되어

시도 때도 없이 자상하다는 이야기를 듣는게

너무도 싫었다.



보통 이런 이야기를 들은 이들은

그런 말을 듣는게 좋은 것 아니냐고 말하는데,

초면인 사람들조차

"자상하다는 말 많이 들었어요"라는 식으로

첫 대화를 시작해오면

듣는 나는 굉장히 난감해진다.


처음 보는 사람이 나에 대해 대체 얼마나 안다고 자상하니 뭐니 얘기를 꺼내는지..


이후 펼쳐질 일련의 나의 행동들이

모두 자상할 것이다라는 기대하에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면

좀 아찔하기도 하고.




그래서 요즘은 자상함이나 친절함으로 오해받을 행동은 하지 않는다.

타인에게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매너나 예의도

의식적으로 행하지 않고 넘어가는 편이다.


..한마디로 매너없이 끊고 넘어간다는 건데.



요즘은 이런 나의 몰매너한 행동들이 점점 짙어져서

거의 인간 쓰레기化 되어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내게 불평하는 이들도 많고

스스로도 느낄만큼 대인관계 중에 일어나는 일들이

매끄럽지 않게 흘러가는 경우도 많아졌다.


뭐 어찌 되었건 좋다는 생각이다. 한편으로는 기쁘다.




이젠 친구들이 가끔 장난으로

'자상한 정인씨' 등으로 부르는 것 외에는

친절하다는 등의 이야기를 전혀 듣지 않는다.


완전 행복하다.






자상해져야할 타이밍에만 자상하면 되는거다.

세상 모든 이들에게 웃어줘야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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