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소망

sTory Two 2009. 11. 4. 08:40



남자는 누구나 자신만의 세계가 있다느니..

하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걸 남에게 들키면 화를 낸다..

는 내용의 글이었는데.





뭐 사람이면 누구나 몽상가들 아닌가.



좋은 쪽으로도 나쁜 쪽으로도,

난 상상력이 풍부하다.



요즘 들어 날씨가 차가워진 탓인지

잠을 깊게 들지 못하고 꿈을 많이 꾸는데.


깨고나면 늘 내 자신의 상상력에 감탄을 한다.


내가 생각해도 난 대단.



머리 속에 복잡한 꿈들을 정리할 틈도 없이

부랴부랴 출근 준비하기 바빠서

글로 잘 남기지 못하고 곧 머리 속에서 잊혀져 버리는

형형색색의 꿈들.


의미가 되지 않더라도 

계속 기록해두었다면 재미 있을텐데.



꿈도 꿈이지만 

가끔 이런저런 소망도 생각해본다.


사람에 대한 소망,

우연에 대한 소망,

행운에 대한 소망,

과거에 대한 미련에 가까운 소망.



누군가가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올려두어

내가 가진 소망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생각만 해도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데,

왜 난 그 꿈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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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8일, 간밤에 꾼 꿈이야기

sTory Two 2007. 3. 8. 23:39


집을 터벅터벅 걸어나왔다.

별하나 보이지 않는 어두운 밤 하늘.


이루고 싶은 일들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소망은 많은데 모두 나와는 인연이 없었다.



집 앞엔 난간이었다.

아래로 대도시의 야경이 펼쳐져있었다.

될대로 되라.




그러나 난 마지막으로 하늘을 날고 싶었다.



힘차게 도움 닫기한 후에

내 두 팔을 넓게 펼쳤다.



두 팔이 날개가 되어 산을 향해 부는 바람을 타고

공중으로 치솟는 내 몸을 느꼈다.


내가 마지막으로 빈 소망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래, 내 삶은 여기서 끝이 아니야..!!


두 팔을 위아래로 힘차게 저었다.

아주 멋진 모습으로 날고 있었다.


현실의 나는, 언젠가의 꿈 속에서 날던 모습보다 더 멋지게 날고 있었다.

이게 내 진정한 모습이지


저  멀리, 저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건물들의 모습을

즐기며 날 수 있었다.

고층빌딩과 잠실운동장..

길게 뻗은 도로를 질주하는 차들의 조명이

내 아래로 펼쳐진 심야의 야경을 더웃 빛나게 하고 있었다.


건물을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가며,

지면을 낮게 날며, 전선들 사이를 재빠르게 피해가며

어느새 난 야간의 단독비행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다 눈에 띈 공터.

아득하게 먼 아래의,

아파트 단지 옆 도로변의 빈공터가 내 눈에 들어왔다.




'무언가가 있을 것 같다'

공터를 향해 급하강을 한 나는,

지면에 닿기 전 땅에 스치듯 다시 살짝 하늘로 날아올라

두 다리가 지면을 향하게 몸의 균형을 바꾼 후

(어느 새 날개에서 팔로 바뀐) 두  팔을 천천히 저어 고도를 낮추며

공터에 두 발을 딛었다.



내 눈에 띈건 핸드백과 종이가방.

열려진 핸드백 사이로 어느 백인 소녀의 사진이 보였다.

여러 장의 사진. 웃고 있는 모습이 묘하게 가슴을 찔러왔다.



등  뒤로 차들이 질주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확실히 여기는 도로변.


이건 사고 당한 차량에서 나온 물건이겠구나..

흩어져있는 모습이 누군가가 버렸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 아이는 지금 어디에.





모두에게 잊혀진 물건들에 정신이 팔려있어서

그 사이에 내 주위로 몰려온 아이들을 눈치채지 못했다.

한 눈에도 개구쟁이로 보이는  백인 꼬마  한 명과

마르고 소심해보이는 다른 백인 꼬마 한 명.

그리고 백인 여자아이 한 명이다.



여자아이의 얼굴을 유심히 보지만

사진 속 그 아이와는 다른 얼굴이다.



이 아이들은 어디서 왔을까.

처음 보는 아이들인데도 묘한 친밀감이 느껴진다.




아이들을 보다가 문득 여기가 사고현장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어

여기로 다가오지 못하게 막았다.


여기있으면 안돼, 다른 곳으로 가자.


의외로 순순히 말을 듣는다.

친밀감이 느껴지는 것과 같은 이유에서일까.




갑자기 배경이 바뀐다.

학교다.

이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내가 오게되었다.


이 아이들의 보호자가 된 걸까.


친구들과 전혀 어울리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

한 아이가 거울을 보더니 묘한 표정을 짓는다.


소심해 보이는 남자아이의 정수리에 과도가 꽂혀있다.

날카로운 과도가 아이의 머리에 꽂혀있는데 아깐 미처 발견 못했던 것이다.

무슨 이유로..!!


아이도 나도,

그 아이의 머리에 칼이 꽂혀있다는 사실을 지금에서야 알았다.

스스로 머리에 꽂힌 칼을 뽑아서 바닥에 버리는 아이.

뽑힌 칼은 바닥에 닿기도 전에 다시 그 아이의 목으로 가서 꽂힌다..

다시 뽑아서 버리지만 이번엔 심장으로..

다시 복부로..

심각한 상처는 늘어나지만 이상하게도

아이의 몸에선 피가 흐르지 않는다..



또 다른 남자 아이가 나를 부른다.

개구쟁이 꼬마녀석이다.


여기 좀 보세요


목이다.

목이 날카로운 것으로 그어져있다.

상처는 오래되어 보이며

이미 썩어있다.

살아있는 사람이 지닐 수 있는 상처가 아니다.


황급히 주위를 둘러보며 여자아이를 찾지만

여자아이는 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간 것일까?



이 아이들은 살아있는 존재가 아니다.

행방을 알 수 없는 여자아이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미 생명이 끊어진 영혼들..



이 들을 바라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 나 역시

죽어있는 것이다.


맨 처음, 절벽에서 몸을 날릴 때부터

난 이미, 죽은 존재였다









그토록 간절히 원하던

하늘을 날고 싶다는 소망마저

죽은 이후에야 이루어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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